3위 싸움에 바쁜 GS칼텍스가 값진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GS칼텍스는 10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앞선 4차례 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현대건설을 상대했다.

1세트를 18-25로 빼앗긴 GS칼텍스는 2세트에서 현대건설을 10점으로 막고 분위기를 바꿨다.

3,4세트는 중반까지 5~6점차 리드를 지킬 정도로 수월하게 풀어나갔다.

하지만 마무리가 쉽지 않았다. 3세트 24-19에서는 턱밑까지 쫓겼고 4세트 24-21에서는 듀스까지 헌납했다. 두 세트를 모두 따내면서 세트스코어 3-1(18-25 25-10 25-23 29-27)로 이기기는 했지만 아찔했던 경험이었다.

이선구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을 향해 "경기가 재미있었느냐"고 물은 뒤 "나는 오늘 피가 두 사발은 마른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GS칼텍스를 위기에서 구해낸 것은 비디오 판독이었다. 24-24가 될 뻔 한 3세트 막판 김세영의 네트터치를 잡아내 25-23을 만든 것과 4세트 28-27에서 표승주의 공격 범실을 터치 아웃으로 바꾼 것은 비디오 판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비디오 판독을 아껴뒀다가 절묘한 타이밍에 이를 활용, 현대건설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던 경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두 차례 상황 모두 이 감독의 '매의 눈'이 발동했다. 이 감독은 "3세트에서는 네트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마지막 세트에서도 공이 튀는 것을 봤다"고 남다른 관찰력을 뽐냈다.

물론 "하느님이 도와주신 것 같다"며 운이 크게 작용했다고도 고백했다.

직접 코트에서 뛰고 있던 선수들 또한 조바심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였다.

4세트 24-23에서 키가 작은 세터 이다영에게 블로킹을 당해 듀스를 헌납한 이소영은 "장충에서 2-0으로 이기다가 2-3으로 진 것이 떠오르더라. 잡히는 순간 '멘붕'이 왔다. 그 뒤에는 공이 나에게 안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털어놨다.

세터 이나연은 "점수가 안 나 계속 애를 먹었다. 생각대로 플레이가 안 풀리니 냉정하게 못했던 것 같다"면서 "내일 연습할 때 힘들 것 같다"며 벌써부터 이 감독의 꾸중을 걱정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어찌됐든 승점 3점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면서 3위까지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승점 36(11승14패)가 된 5위 GS칼텍스는 4위 한국도로공사(12승13패·승점 36)와의 승점차를 없앰과 동시에 3위 흥국생명(14승11패·승점 38)을 2점차로 추격했다. 세 팀 중 가장 불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는 격차다.

이 감독은 "세터들이 자꾸 공을 네트에 붙여서 블로킹에 자주 떨어진다. 좀 떨어져서 하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선수들이 공격에 치중하다보니 블로킹이 약해졌는데 이 부분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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