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3일로 활동을 마감하는 가운데 국정조사 결과보고서 채택이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결과보고서 채택은 사실상 물건너간 분위기다. 이렇게 되면 1961년 중앙정보부 창설 이후 52년만에 국가정보기관을 상대로 한 사상 첫 국정조사라는 거창한 시작과 달리 '용두사미'(龍頭蛇尾)로 마무리되는 셈이다.

결과보고서 채택이 어려워진 것은 여야간 입장차가 현격하기 때문이다. 여당은 최선을 다한 국정조사라며 성과를 냈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증인들의 답변 거부와 여당의 시간끌기, 핵심증인 미출석 등으로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야당측도 결과보고서 채택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국정원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국조 보고서가 여야 합의로 채택되기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며 "진실과 거짓의 차이가 너무 멀고 새누리당과 야당측 주장이 너무나 거리가 멀다. 보고서 채택은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도 "청문회 결과보고서라고 하는 것이 나름대로 위원회의 일치된 의견을 담아야 된다"며 "여야간의 입장차이가 커서 결과보고서 채택이 될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보고서 합의 채택이 불발될 경우 독자적인 대국민 보고서 발간을 추진키로 했다. 대국민 보고서 발간을 통해 국정원 국조특위 활동의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결과보고서 채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민주당의 대국민 보고서 발간 추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여야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대국민 보고서라는 이유 탓이다.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견과 분석으로 국민에게 국정원 국정조사 활동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강은희 대변인은 "여야가 보는 시각이 좀 많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 보고서 채택은 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강 대변인은 민주당의 대국민 보고서 발간 추진에 대해선 "여야의 결론이 다르다하더라도 있는 사실 그대로를 전제로 해서 각각의 주장과 근거로 청문회 보고서에 양쪽의 의견을 전제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민주당에서 일방적으로 국민보고서를 작성한다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여야는 결과보고서 채택이 안될 것으로 사실상 인정하고 향후 대응전략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검사 카드를 저울질하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검찰수사와 국정조사로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또 국정원사건 진실규명, 책임자처벌, 국정원 개혁, 박근혜 대통령 사과 등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8월 결산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원내외 병행투쟁 장기화라는 결단을 내릴수 밖에 없다며 새누리당에게 으름장을 놓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신흥국 외환위기, 전·월세난과 같은 안팎의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경각심을 높이며 장외로 나간 민주당의 회군을 연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더이상의 정쟁을 중지하고 민생을 위한 국회만들기에 동참하라는 의미다.

이와 함께 지난주 8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단독으로 정부 예산 결심 심의에 착수하겠다는 경고를 보내며 민주당의 동참을 종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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