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인복 기자) 32년만의 폭설과 한파로 인하여 공항기능이 마비됐던 제주공항이 닷새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최대 8만 6천명으로 추산되는 체류관광객들도 대부분 무사히 제주를 빠져나갔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지난26일 오전 6시부터 27일 오전 1시20분까지 제주에서 310여편의 항공기가 약 5만9000명의 관광객을 다른 지역으로 실어날랐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는 체류객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25일부터 27일까지 48시간 제주와 김포, 김해공항을 운항하는 사상 초유의 커퓨타임(curfew time, 야간통행금지) 해제에 나섰다.

제주.김포.김해공항은 주변 거주지역의 항공기 소음 피해를 막기 위해 고시를 통해 심야시간 이·착륙을 금지하고 있다.

이들 공항의 커퓨타임은 밤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다.

제주공항은 지난23일 폭설과 강풍으로 오후 5시50분 활주로 폐쇄결정을 내렸다.

지난 25일 낮 12시 폐쇄결정이 해제되기까지 사흘간 8만6천여명의 관광객이 제주에 고립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항공기 운항 재개로 지난26일 오전 6시까지 약 3만2000명이 제주를 빠져나갔고, 27일 새벽 1시까지 다시 5만여명이 항공기에 오르면서 집단체류 사태는 끝이 보였다.

이 과정에서 저비용항공사의 발권 시스템 문제로 승객들이 곳곳에서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각 항공사 직원들은 운항정보를 안내하느라 닷새내내 진땀을 흘렸다.

활주로에서는 착륙하던 대한항공 항공기의 엔진이 파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때문에 1시간 동안 항공기 운항이 지연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바다에서도 이틀간 10개 여객선이 운항을 재개해 관광객 8000여명을 실어 날랐다. 이 과정에서 제주~우수영 퀸스타 2호가 엔진고장을 일으켜 26일 출항 1시간여만에 회항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27일자로 비상근무체제를 해제하고 뒤늦게 생색내기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마지막 점검을 벌이고 있다. 공항공사도 공항 운영 정상화를 준비하고 대합실 정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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