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카타르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4강전이 열린 2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후반 3분 류승우(23·레버쿠젠)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한국은 후반 34분 아흐메드 알라에게 동점골을 헌납했다. 잠잠하던 스타디움은 카타르 홈팬들의 환호로 순식간에 뒤덮였다.

신태용 감독은 아껴뒀던 황희찬(20·잘츠부르크) 카드를 꺼내들었다. 요르단과의 8강전에서 오른 발목을 다친 황희찬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저돌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권창훈(22·수원)의 골로 2-1 리드를 잡은 후반 추가 시간에는 자신이 왜 대표팀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는지를 스스로 입증했다.

황희찬은 속임 동작과 드리블 돌파로 순식간에 수비수 세 명을 따돌린 뒤 문창진(23·포항)에게 완벽한 패스를 내줬다. 문창진이 이를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한국은 접전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경기 후 황희찬은 "투입 됐을 때에는 아프고 불안했다. 골을 먹어서 아픈 것 없이 죽도록 뛰자는 생각만 들었다. 경기에 집중하니 아프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후반 추가 시간 외에도 여러 차례 드리블 돌파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발놀림을 가볍게 했다.

 "역습 상황에서 자신감 가지고 드리블을 했다"는 황희찬은 "발목이 아팠지만 비기고 있고 꼭 팀이 이기도록 돕고 싶었다. 자신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31일 일본과 대회 우승컵을 놓고 맞붙는다. 이미 목표로 했던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어 홀가분한 상태이지만 한일전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황희찬은 "한일전은 절대 질 수 없다. 이긴다는 생각 뿐"면서 "최근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 마지막 경기에서 잘 할 것이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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