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등학생 아들이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던 백전노장 축구선수 김병지(46)가 상대 학부모와 언론 인터뷰에 응한 학교 관계자들을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김병지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르메이에르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고 기다리면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반복, 재생산돼 비난 섞인 여론으로 10대의 나머지 (우리)아이들에게까지 정신적인 고통과 충격을 주었다"며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그는 "(상대측이)이곳저곳에 거짓을 퍼뜨려 여론의 뭇매가 됐다"며 "이제는 상대 어머니의 거짓을 멈추고 모든 것을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사건은 발단은 지난해로 돌아간다.

지난해 10월 한 학부모가 인터넷을 통해 올린 글이 화제가 됐다. 자신의 아들이 유명 축구 선수의 아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었고, 해당 선수가 김병지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몰고왔다.

김병지 측은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지 않았다. 김병지와 가족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졌다.

김병지는 "지금 9살 막내아들이 비약하자면 조직 폭력배로 묘사되고 있다. 내 이름 김병지를 (포털사이트에)치면 너무나 자극적인 내용이 나와 눈 뜨고 보지 못할 정도다"고 말했다.

두 달여 만에 입을 연 김병지는 두 아이의 다툼이 한쪽의 일방적인 폭력으로 묘사됐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인터넷 공간에서의 여론몰이로 자신들이 큰 고통에 놓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녹취록에서 그간 주고받은 문자, SNS, 상대방이 인터넷에 올린 글 등을 거론해 상대 측 주장을 비판했다.

그는 "(다툼이)쌍방이라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쌍방이라면)자기 아이의 생활기록부에 기록된다는 이유만으로 한 아이의 인생을 이렇게 위태롭게 할 수가 있느냐"며 분개했다.

비난 여론에 시달리던 김병지는 결국 지난해 11월 중순 상대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들을 명예훼손으로 형사고발했다. 이에 따른 청구배상 역시 함께 진행 중이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전상희 변호사는 "상대 학부모가 인터넷에 올린 글 중 상당수가 허위이거나 심각히 과장됐다"며 "이로 인해 김병지 선수가 감당해야 할 비난은 (아이 얼굴에 상처가 난)상대 학부모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해도 형평성을 잃은 악의적 행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학교와 관련해서는 "학교 관계자 인터뷰 내용으로 뉴스 보도된 것 중 허위사실이 있다고 판단해 고소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김병지는 "이 자리를 빌어 사실을 밝혀 거짓을 막고, 더 이상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번 논란으로 김병지의 축구 인생에도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지난 1992년 데뷔, 25년간 K리그 무대를 누비며 '전설'로 통해온 그이지만 지난해 전남 드래곤즈와 결별하고 아직까지 새로운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병지는 "내가 뭘 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고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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