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김태균(34)이 서산 2군구장에서 새 시즌 목표를 밝혔다.

김태균은 21일 서산 한화 2군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좋은 멤버들이 많이 들어왔을 때 꼭 우승을 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서산 한화 2군구장에는 코칭스태프 11명과 선수 50여명이 실내에서 훈련 중이다.

2군 훈련치곤 규모가 크다. 1군 전지훈련을 소화해야 할 선수들이 김성근 감독의 체력테스트에 탈락해 대거 2군 훈련장에 남았기 때문이다.

남겨진 선수들의 최우선 과제 역시 체력 보강이다. 1군 멤버들은 2군 선수들과는 달리 특별히 구성된 스케줄에 따라 하루 종일 체력훈련만 한다.

훈련을 마친 김태균은 흐르는 땀을 닦으며 "타격이나 수비는 원래 캠프에 갈 정도로 충분히 됐지만 뛰는 것이 아직 안된다. 캠프에서 훈련하는 만큼 충분히 운동을 하고 있어서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낙제자' 신분이지만 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김태균은 "재미있는 것 같다. 그 동안 같이 하지 못했던 선수들과 훈련도 하고 서산 숙소에서도 지내고 초등학교 때의 동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웃었다.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개인 성적도 좋지만 지난해 팀이 조금 올라왔으니 올해는 오랜만에 가을야구 분위기를 느껴 보고 더 올라가서 한국시리즈도 나가고 싶다"고 답했다.

한화가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선 것은 2006년이었다. 정규시즌 3위로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지만 우승 문턱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무릎을 꿇었다. 2007년 포스트시즌 진출을 마지막으로 긴 암흑기에 빠졌다.

올 시즌 한화는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2012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한화는 지난해 6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정우람과 심수창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로 베테랑 불펜투수 송신영까지 데려오며 투수력을 키웠다.

김태균은 "한화에 들어와서 우승을 한 번도 못했다. 2006년에 기회를 잡았어야 했다. 좋은 선수들이 모이는 시기가 많지 않다. 선수들이 있을 때 꼭 우승을 하고 싶다"며 힘주어 말했다.

그는 "프로는 항상 '우승이 목표다'고 말하지만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면서 "새로 온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과 같이 융화되면 분명히 좋은 성적도 내고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도 평상시에 얘기할 때 보면 다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균은 "정우람도 뒤에서 워낙 잘 막아주는 투수이고, 경험이 많은 베테랑 투수들도 왔다. 필승조의 부담도 줄었다. 야수들이 초반에 힘을 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내가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워낙 좋기 때문에 나만 잘하면 된다"면서 "지난해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초반에 빠졌는데 스프링캠프에서 최대한 몸을 만들어서 부상없이 시즌을 치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시즌 한화의 주장을 맡았던 그는 김성근 감독에게 자신의 후임으로 동기 정근우를 추천했다.

김태균은 "모든 고참은 책임감을 갖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 나는 뒤에서 밀어주는 스타일이다. 근우가 앞에서 끌어주고 내가 밀어주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