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대한항공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하던 현대캐피탈이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12일 오후 인천계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8-25 25-23 25-20 16-25 15-12)로 이겼다.

지난 10월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 원정에서 0-3 완패를 당했다. 복수를 벼루며 홈에서 2라운드를 치렀으나 2-3으로 패했다. 지난달 안방에서 치른 3라운드마저 1-3으로 졌다.

현대캐피탈 입장에서는 위축될 만했다. 실제 현대캐피탈은 1세트 몸이 굳어있었다. 범실 7개를 범하며 기선을 넘겨줬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선수들이 첫 세트부터 '얼음'이 된 느낌이었다. 평소와 달리 범실도 많고 몸을 못 움직였다"며 "(속으로)오늘도 조금 힘들겠구나 했다"고 돌아봤다.

욕심을 버렸다. 선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자 노력했다.

최 감독은 "시합 전부터 선수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 노력했다. 이에 선수들이 끝까지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물고 늘어진 덕에 이기지 않았나 한다"고 전했다.

직접 코트 위에서 선수들을 이끈 세터 노재욱이 보다 자세히 설명했다.

노재욱에 따르면 최 감독은 경기전 선수들을 모아놓고 "웃어라. 즐겨라. 오늘 진다고 다 진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노재욱은 "감독님이 '우리가 계속 지는 것 같지만 수만 세트 중 한 세트다. 져봤자 한번이고, 우리 또한 몇번만 이기면 된다'고 말해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했다.

이어 "경기에서도 안풀리다 보니 감독님이 많이 웃으라 했다. 이에 선수들이 웃고 뛰어다니면서 즐겼다"며 "즐기다보니 그래도 잘 풀렸던 것 같다"고 했다.

최 감독의 마음이 전해진 듯, 현대캐피탈은 2세트 들어 달라졌다. 기세를 탄 대한항공과 22-22까지 호각을 이뤘고, 문성민의 퀵오픈으로 세트를 접수했다.

3세트에서도 승리를 챙기며 승리에 바짝 다가섰다. 4세트를 내줬으나 5세트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시즌 첫 번째 승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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