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네번의 도전 끝에 올 시즌 처음으로 대한항공을 잡아냈다.

현대캐피탈은 12일 오후 인천계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8-25 25-23 25-20 16-25 15-12)로 이겼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 1라운드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2라운드(2-3 패)와 3라운드(1-3 패)에서도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

이날도 1세트를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2세트와 3세트를 연달아 잡아내며 승리에 다가섰다. 5세트 승부까지 끌려갔지만 마지막 집중력을 끌어올리며 대한항공전 연패를 끊어냈다.

정규리그 4연승을 달린 현대캐피탈은 14승8패(승점 42)로 3위다. 2위 대한항공(승점 46)을 바짝 추격하며 치열한 순위싸움을 예고했다.

외국인 선수 오레올이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23점을 책임지며 공격진을 이끌었다. 스피드배구를 이끄는 세터 노재욱은 적재적소의 토스 뿐아니라 블로킹을 3개나 따내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폈다.

대한항공은 모로즈와 정지석이 42점을 합작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시즌 성적은 15승8패(승점 46)로 2위다.

1세트 기선은 대한항공이 잡았다. 중요한 길목마다 터진 서브득점이 승리에 힘을 불어넣었다.

대한항공은 17-15로 쫓기던 세트 중반 모로즈의 오픈 득점에 이어 김학민이 서브에이스를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1-18에서 3연속 득점에 성공했고, 모로즈가 스파이크서브를 때려넣으며 1세트를 가져왔다.

몸이 풀린 양팀은 2세트 들어 거세게 맞붙었다. 어느 팀도 세트 초반부터 2점 이상 달아나지 못했고 동점에 동점을 거듭 22-22까지 균형을 유지했다.

마지막 집중력에서 현대캐피탈이 앞섰다. 상대 범실과 문성빈의 블로킹으로 순식간에 24점에 올랐다. 모로즈에게 후위공격을 허용해 24-23까지 쫓겼으나, 문성민이 퀵오픈으로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3세트 9-9에서 상대범실과 진성태의 속공으로 리드를 잡았다. 힘겹게 잡은 리드를 놓치지 않았고, 노재욱의 블로킹으로 20점대에 진입했다.

21-20에서는 문성민과 최민호, 오레올이 연달아 득점을 올렸고, 문성민이 후위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지었다. 1~2세트를 합쳐 4점에 묶였던 문성민은 3세트 들어 5점을 수확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코너에 몰린 대한항공이 4세트에는 반격에 나섰다. 10-9에서 최석기의 속공과 연이은 상대 범실로 점수차를 3점까지 벌렸다.

최석기와 정지석이 연달아 점수를 뽑아내며 20-13을 만들었다. 23-16으로 여유있게 앞서가던 대한항공은 한선수의 오픈에 곽승석의 퀵오픈을 보태 세트스코어 2-2를 만들었다.

경기 승패가 걸린 5세트, 현대캐피탈은 연이은 상대 범실을 틈타 7-5로 앞서갔다. 모로즈에게 후위공격을 허용했으나 곧바로 최민호가 속공으로 8-6을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이 리드를 잡았지만 대한항공도 무섭게 추격했다. 13-12로 간신히 앞선 현대캐피탈은 최민호가 모로즈의 후위공격을 차단, 매치포인트에 다가섰다. 오레올의 스파이크서브가 네트를 타고 그대로 떨어지며 현대캐피탈이 승전고를 울렸다.

여자부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이 흥국생명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3-0(25-21 25-19 26-24)으로 승리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시즌 흥국생명과의 네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지난달 3라운드(3-1)를 제외하면 모두 3-0으로 이겨 '천적' 면모를 확실히 보였다. 역대 전적에서도 25승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했다.

어느덧 7연승으로 순위경쟁에 청신호를 켰다. 선두 현대건설(14승5패·승점 41)이 지난 11일 한국도로공사에 덜미를 잡힌 가운데, 2위 IBK기업은행은 승점 40점(13승6패)으로 1위 등극에 바짝 다가섰다.

IBK기업은행은 높이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블로킹 8개를 성공시키며 흥국생명(1개)의 공격을 봉쇄했다. 공격진에서는 맥마흔이 19점으로 선봉장 역할을 확실히 했다.

앞서 3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은 분위기를 살려가지 못했다. 테일러가 양팀 최다인 23점을 뽑아내며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12승7패(승점 32)로 3위다.

IBK기업은행은 1세트 초반 일찌감치 리드를 점하며 분위기를 살렸다. 12-8에서 김유리의 연속 블로킹이 터지며 흥국생명의 기를 꺾었다.

19-12에서 4연속 실점하며 주춤했으나 상대 범실을 틈타 20점대 고지를 밟았다. 24-21에서 맥마흔이 깜끔한 오픈 공격으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도 IBK기업은행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23-18에서 김희진이 오픈을 때려넣으며 세트포인트에 다가섰다. 테일러에게 한 점을 내줬으나 김희진이 다시 시간차를 성공시켜 25-19로 세트를 가져왔다.

수세에 몰린 흥국생명은 3세트 들어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11-11 상황에서 김수지의 이동공격과 테일러의 서브에이스로 달아났다.

IBK기업은행의 추격도 무서웠다. 12-15로 뒤지고 있었으나 상대 범실과 박정아의 블로킹 득점으로 바짝 따라붙었다. 16-17에서 맥마흔의 블로킹으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양팀은 세트 후반까지 동점을 이어갔고, 24-24로 듀스 승부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에이스 맥마흔이 연달아 2점을 뽑아내며 IBK기업은행에 승리를 안겼다.

저작권자 © 서울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