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공식 입단한 오승환(34)이 계약기간 '1+1년' 총액 500만달러(약 60억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환은 12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을 확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연봉과 계약기간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었으나 이날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와 2017년 구단 옵션이 포함된 1+1년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옵션을 포함 계약 총액은 500만달러 정도 규모"라고 전했다.

당초 오승환의 인트루이스 입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계약조건은 연봉 300만달러(약 36억원) 이상 규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 2014년 일본 한신 타이거즈와 2년 계약을 맺을 당시 오승환은 계약금 2억엔, 연봉 3억엔, 인센티브 연간 5000만엔 등 총 9억엔(약 92억원)에 계약했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오승환과 계약이 종료된 한신은 연간 3억5000만엔의 연봉을 제시하며 재계약을 추진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하면서 이 정도 수준에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였다.

현지 보도가 맞다면 오승환은 재계약을 위해 한신이 제시한 연봉 수준은 물론 지난해 자신이 일본에서 받았던 연봉보다 훨씬 적은 수준에서 세인트루이스 입단을 확정했다.

옵션을 포함한 총액이 500만달러일 경우 올해 오승환이 받게될 연봉은 250만달러(약 3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구단이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이어서 첫 해 연봉은 더 적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지난해 12월30일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일본 프로야구로부터 러브콜이 취소되고, KBO에서는 '한국 복귀시 소속팀이 치르게될 시즌의 50%(현재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오승환으로서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느때보다 간절한 상황에서 계약을 위해 오승환 측이 금액적인 부분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해당 매체는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의 말을 인용, "오승환이 도박 파문으로 KBO로부터 징계를 받기 전에 이미 계약에 합의했다"며 도박 혐의가 이번 계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오승환 스스로도 입단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메이저리그에 온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 때문은 절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해외 원정 도박과 관련해 "이렇게 큰 사건이 될지 몰랐고 불법인지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분명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야구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오승환이지만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하며 속죄의 방법 중 하나로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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