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는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53) 감독은 여느 때보다 고민이 많다.

삼성은 11일 경북 경산의 삼성라이온즈볼파크 대강당에서 2016년 시무식 및 대표이사 이·취임식을 가졌다.

시무식 후 취재진과 만난 류중일 감독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면서 당면 과제들을 나열했다.

박석민과 야마이코 나바로, 임창용의 공백,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윤성환과 안지만의 거취문제, 새 구장 적응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류 감독은 "박석민과 나바로가 친 홈런이 지난해 70개 정도 된다. 최고의 마무리투수도 빠졌다. 전력 공백이 크지만 위기가 곧 기회다. 괌 캠프에 가서 새 외국인 선수 3명의 실력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민이 빠진 3루수는 새 외국인 타자 아롬 발디리스가 채울 예정이다. 문제는 나바로가 지켰던 2루다.

류 감독은 "조동찬이 빨리 부상에서 돌아와야 한다. 본인은 몸 상태가 80%라고 했다. 백상원도 있고 SK에서 온 최재원도 2루 연습을 시킬 것이다"고 했다.

그래도 나바로에 비하면 내심 부족하다. 류 감독은 "구자욱이 2루 수비가 됐으면 참 좋았을텐데, 신이 모든 것을 주시지는 않는가 보다"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마무리투수도 찾아야 한다. 류 감독은 마무리 후보로 안지만과 심창민, 차우찬을 꼽았다.

특히 차우찬에 대해서는 "프리미어12에 다녀와서 자신감과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2016년은 차우찬의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선발과 롱릴리프, 마무리가 모두 다 되는 선수라 어떻게 써도 아까운 카드다"고 칭찬했다.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윤성환, 안지만에 대해서는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류 감독은 "일단 전지훈련 명단에는 넣었다. 아직 아무 것도 드러난 것이 없다. 경찰에서 빨리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너무 오래가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그는 "두 선수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 만회를 해야 하는 중요한 시즌이다. 빨리 수사 결과가 나와서 혐의가 있다면 징계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은 올 시즌부터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로 둥지를 옮긴다. 첫 시즌 동안 구장에 적응하며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새 구장은 외야가 다이아몬드 형태다.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폴대까지의 길이는 기존 대구구장보다 길지만 좌중간과 우중간이 짧아졌다.

류 감독은 "중간 라인이 6~7m가 더 짧다. 이 정도면 왠만한 공은 다 넘어간다고 봐야 한다. 우선 펜스를 높이는 방법을 쓸 수 있는데 한 시즌을 보내고 높이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 구장이 파울라인도 좁다. 투수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야수들도 펜스 플레이를 비롯한 수비연습을 하며 적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행복한 고민도 있다. 외야자원이 넘쳐난다. 기존 전력이었던 최형우, 박한이에 박해민과 구자욱이 가세했다. 배영섭도 군 복무를 마쳤다.

류 감독은 "대상을 밝힐 수는 없지만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투수 쪽이 많이 빠져서 투수를 영입하려고 하는데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마운드 쪽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의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류 감독은 "정인욱과 장필준, 최충연, 이케빈이 선발 후보다. 이 중에서도 최충연과 이케빈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따라 삼성 라이온즈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기대를 표현했다.

고민은 많지만 감독으로서 마음의 짐을 내려놨다.

류 감독은 "올해는 오히려 홀가분한 것 같다. 매번 언론에서 우승후보로 꼽았는데 새 시즌에는 중위권에 놓았다. 정말 마음이 편하다"면서 "계약 마지막 해이고 선수들도 많이 빠져나갔지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선수단과 잘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느 감독이 우승을 싫어하겠는가. 목표는 우승이다"면서 '왕좌 탈환'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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