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7)가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미국 볼티모어 지역매체인 '볼티모어 선'은 17일(한국시간) "김현수가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2년 700만 달러(약 82억6000만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 매체의 볼티모어 담당 기자인 코넬리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계약 합의 사실과 함께 "김현수가 오늘 미국으로 떠났으며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에 따르면 김현수는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원소속팀에도 극소수 관계자들에게만 출국 사실을 알렸다.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현수는 소속팀 잔류보다 메이저리그 도전에 무게를 두고 협상 대상을 물색해왔다. 일찌감치 현지에 에이전트를 보내고 국내에서 계약이 구체화될 때까지 기다렸다.

지난 8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김현수는 "에이전트한테 전화가 왔는데 '조금만 더 기다려보라'고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협상 파트너로 복수의 구단이 거론됐지만 볼티모어에 가능성이 실렸다.

볼티모어 선은 1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김현수에게 2년 계약을 제시했다. 연봉은 300만~400만 달러 선이다"고 보도했다.

이튿날 댄 듀켓 볼티모어 부사장 역시 "좌타자와 외야수가 필요하다"며 김현수의 영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현수의 연봉은 350만 달러 선으로 4년 총액 1150만 달러에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한 박병호(29)보다 많다.

포스팅 비용이 들지 않는 FA였다는 점에서 보면 다소 박한 금액이다. 그러나 김현수에게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김현수는 올해 27살에 불과하다. 2년 후에도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다.

가장 중요한 출전 기회도 충분히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출전 기회를 꼽았다.

볼티모어는 올해 외야 좌우 코너에 문제가 많았다. 중견수 아담 존스를 제외하면 좌익수와 우익수 모두 붙박이 주전 없이 돌려막기로 한 시즌을 버텼다. 또 듀켓 부사장이 밝혔듯 좌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볼티모어는 강호들이 즐비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소속팀이다. 올 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뉴욕 양키스에 이어 3위(81승81패)을 차지하며 선전했다.

한국 선수들과의 인연도 있다. SK 소속으로 2011시즌을 마친 정대현(롯데)이 FA 자격을 얻어 볼티모어와 계약에 합의했지만 메디컬 테스트에서 탈락했다.

이어 윤석민(KIA)이 2014시즌을 앞두고 3년 575만 달러에 계약한 구단 역시 볼티모어였다. 윤석민은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했고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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