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현대캐피탈과의 라이벌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이겼다.

삼성화재는 1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2016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3-2(20-25 25-22 25-18 20-25 15-11) 역전승을 거뒀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한 삼성화재는 3수 끝에 현대캐피탈전 첫 승을 신고했다.

4위에 머물던 삼성화재는 11승4패(승점 31)로 단숨에 2위 자리를 꿰찼다. 그로저가 46점을 양산했고 지태환(13점)-이선규(9점) 센터진이 22점을 보탰다.

현대캐피탈(10승7패·승점 31)은 3위로 내려앉았다. 블로킹에서 16-10으로 크게 앞섰지만 그로저를 막지 못했다. 속공이 봉쇄된 것도 아쉬웠다.

모처럼 라이벌전이라 부를만한 명승부가 벌어졌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문성민 쌍포가 초반부터 터지면서 어렵지 않게 리드를 잡았다.

문성민은 각도 큰 대각 공격으로 삼성화재의 블로킹을 따돌리며 점수를 양산했다. 삼성화재의 추격이 거세진 19-18에서는 깔끔한 퀵오픈으로 급한 불을 껐다.

오레올은 서브로 재미를 봤다. 2연속 서브 에이스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렸다. 오레올의 서브에 조직력이 흔들린 삼성화재는 범실을 쏟아내며 첫 세트를 내줬다.

문성민(8점)과 오레올(7점)은 1세트에서 팀 득점의 절반이 넘는 15점을 합작했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 들어서도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8-9에서 오레올이 시간차와 퀵오픈으로 3점을 내자 최민호가 블로킹으로 그로저를 코트 밖으로 몰아냈다.

잠시 휴식을 취한 그로저는 금세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다. 16-17에서 후위 공격을 꽂아 넣었고 19-20에서는 문성민의 시간차를 차단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로저는 22-21에서 박주형의 리시브가 네트를 넘어오자 다이렉트 킬로 기세를 올렸다. 삼성화재는 24-22에서 지태환의 속공으로 세트 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3세트는 그로저의 원맨쇼였다. 그로저는 3세트 7-6에서 류윤식이 어렵게 살린 공을 후위공격으로 연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임도헌 감독은 3세트 17-14에서 류윤식이 문성민의 공격을 막아내자 허공에 주먹을 휘두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삼성화재의 질주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것은 세트 후반. 21-17에서 서브를 준비하던 그로저가 표정을 잔뜩 구긴 채 허리를 부여 잡았다.

현대캐피탈의 작전 시간을 활용해 응급 처치를 받은 그로저는 언제 그랬었냐는 듯 2연속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정리했다. 3세트는 삼성화재가 25-18로 이겼다.

연패를 막으려던 현대캐피탈은 4세트 들어 무서운 집중력을 뽐냈다. 줄곧 끌려가던 현대캐피탈은 16-16에서 진성태가 그로저를 상대로 블로킹을 잡아내 경기를 뒤집었다.

18-17에서는 문성민이 류윤식을 겨냥한 서브 에이스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문성민은 22-18에서 류윤식의 터치 아웃을 유도하는 후위 공격으로 마지막 세트 돌입을 예고했다.

5세트 초반 삼성화재가 4-1로 치고 나갔다. 이에 질세라 현대캐피탈은 오레올의 공격을 내세워 8-6으로 뒤집었다.

희비는 블로킹에서 갈렸다. 삼성화재는 7-8에서 류윤식의 블로킹으로 반격을 알렸다. 이민욱의 서브 에이스와 그로저의 블로킹으로 치고 나간 삼성화재는 지태환까지 손맛을 보면서 승기를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11-13에서 오레올의 서브가 라인을 살짝 벗어나면서 동력을 잃었다.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를 3-0(25-20 25-18 25-20)으로 완파했다.

2연승을 달린 IBK기업은행은 8승6패(승점 25)로 흥국생명(9승4패·승점 24)을 밀어내고 2위 자리를 되찾았다.

맥마혼은 양팀 최다인 29점으로 KGC인삼공사 코트를 맹폭했다. 김유리(8점)는 블로킹만 4개 솎아내며 네트 앞을 든든히 지켰다.

KGC인삼공사는 11연패의 수모를 당했다. 헤일리만 바라보는 단순한 공격만으로 IBK기업은행을 쓰러뜨기란 쉽지 않았다. 1승13패(승점 5)로 최하위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