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26)의 재기를 돕고 있는 노민상(59) 감독이 준비 과정에 만족스러워했다.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할 때보다 몸이 더 좋다"고 말할 정도다.

3개월가량 일본 오사카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박태환은 1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 10일 일본으로 넘어갔던 노 감독도 동행했다.

노 감독은 자격정지로 언론에 나서길 꺼려하는 박태환을 대신해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전했다. "정말 몸이 좋다"는 설명이다.

노 감독은 "강도 높은 훈련으로 체력을 다지는데 중점을 뒀다. 기온이 좋아 훈련은 충분히 됐다. 고질적인 어깨 통증도 완화됐다"면서 "내가 가장 원했던 것이 밸런스인데 정말 잘 맞았다. 지구력도 겸비돼 너무 몸이 좋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을 지도했던 노 감독은 "지금이 그때보다 몸이 더 좋다"고 자신했다. 당시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는 박태환의 유일한 올림픽 금메달이기도 하다.

노 감독은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2008년) 2월27일 합류해 준비했다. 지금은 12월인데 내가 원하는 체력과 지구력을 갖췄다. 그때보다 모든 것이 빠르다"면서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의 호성적에 대한 자신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다음 주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수영장에서 훈련을 이어갈 계획인 박태환은 자격 정지 만료 2개월을 앞두고서는 시설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에 따라 내년 1월2일부터는 비교적 자유롭게 훈련장을 물색할 수 있다.

노 감독은 내년 계획에 대해 "이제 1단계 훈련이 끝났다. 수영장 사정 등을 본 뒤 계획을 짜겠다"면서 "국내로 오면 수영장 사정이 좋지 않다. 하나하나 풀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차분히 재기를 준비하고 있는 박태환이지만,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발목을 잡고 있는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선발 규정에서 자유로워져야 하고 오는 17일로 예정된 선고 공판에서도 무죄를 입증해야 한다. 싸늘한 국민 여론을 호의적으로 바꾸는 일은 가장 큰 숙제다.

"선수가 조금은 명랑해졌다. 국내로 다시 와서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으나 지금은 나아졌다"는 노 감독은 "처한 입장이 빨리 해결만 되면 더 좋은 환경에서 훈련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하루 빨리 제자가 자유의 몸이 되길 희망했다.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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