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프로야구 오승환 선수가 검찰에 출석해 혐의를 대체로 인정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심재철)는 9일 오전 7시께부터 낮 12시를 조금 넘긴 시간까지 5시간 가량 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오씨는 검찰 조사에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임창용 선수와 함께 지난해 11월말 마카오에서 수억원 상당의 칩을 빌려서 도박을 벌인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정확한 도박 액수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검찰은 오씨의 도박 행위가 일시적인 오락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미 재판에 넘겨진 도박알선 운영업자로부터 임씨와 오씨에 대한 원정도박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달 24일 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3시간 조사했다.

검찰 조사에서 임씨는 수억원대의 도박 혐의는 부인하면서도 수천만원대 도박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이들이 해외 카지노 VIP룸에 도박장을 연 뒤 한국인들에게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국내 계좌로 되받는 이른바 '정킷방' 바카라 도박을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임씨와 오씨의 혐의가 전체적으로 맞물려 있다"며 "임씨의 사법처리는 오씨 조사 이후 같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업인들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수사해온 검찰은 마카오 등지 정킷방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벌인 혐의로 정운호(50)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 중견 기업인 12명을 재판에 넘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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