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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특화거리·차이나타운 경관개선 추진

8부두 우선 개방 … 친수·문화공간 조성 계획

영종·용유 경제자유구역 해제해야 발전 가능

인천공항·항만 활용안·명확한 역할분담 필요

인천 중구청장에 지난해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김홍섭 구청장. 이제 임기 8개월밖에 안된 초보 구청장이지만 이력을 보면 3선의 베테랑 단체장이다. 공백이 있었던 만큼 구정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그는 중구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경제자유구역으로 묶인 영종용유지역에 대한 규제 철폐와 인천내항 재개발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개항장 문화지구와 차이나타운, 아름다운 자연경관, 세계적 시설로 거듭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인천항을 갖춘 역사문화도시 중구의 발전방향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소외된 중구, 관광만이 살 길

그동안 중구는 인천시의 신개발 정책에 휘말려 최소한 20~30년간 소외당해 왔다. 1980년대 인천시청이 구월동으로 옮겨 가면서 중구는 대표적인 원도심이 됐고 10년 전 영종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또 한 번 소외를 당했다. 환경적인 문제, 교육문제, 지역경제 침체 등 전반적으로 취약해지면서 그동안 살 만한 사람들은 다 떠나고 어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전락했다. 역사문화지역, 관광특구지역으로 지정되다 보니 오히려 각종 규제에 묶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질 않는다.

"구청장직에서 물러나 밖에 나가보니 폭넓게 잘 보이더라. 중구가 먹고 살 수 있는 길은 무엇보다도 관광"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래서 다시 한 번 중구청장 출마를 결심했다. 중구가 발전하려면 첫째 원도심 관광활성화, 둘째 중국의 거점지역으로 조성하고 체계적인 인천내항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개항문화가 살아 있는 곳, 항만과 공항 등 바다를 끼고 있으며 역사깊은 자유공원과 월미도 등의 특성을 잘 살리면 원도심도 하나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관광문화 중심도시를 만들겠다

중구는 영종·용유와 월미관광특구를 잇는 관광벨트를 구축하고 있다.

동북아 교류 중심지로 개발해 관광중구를 만들고 다양한 관광인프라 구축을 통해 관광특구를 연결하고 중국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중구는 근대역사문회랑 조성과 인천개항장 테마박물관거리 조성, 연안부두 아트프런트 조성, 소무의 관광센터 조성에 나서고 수륙양용 자동차도 도입한다.

월미관광특구 및 영종·용유·무의도 일원에 대한 환승·크루즈관광객을 위한 뚜벅이여행 코스 개발 등에 나선다.

김 구청장은 "중국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있는데 경제적 시너지효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중구가 변화가 안되다보니 답답했다. 관광산업에 오래 종사했던 사람으로서 경험을 살려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원도심이라는 컨셉을 잡고 관광에 초첨을 맞추고 차이나타운을 송월동 일원까지 확대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에 초점을 맞춰 인천개항장 테마박물관 거리 조성사업과 맞물린 월미관광특구 활성화사업, 개항장, 신포동, 송월동, 운서동 등에 맞춘 권역별 특화거리 추진, 차이나타운 관광활성화를 위한 경관개선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관광도시에 맞게 노후된 건물들도 정비에 나선다.

김 청장은 "흔히 똥마장이라 불리는 북성포구도 예전에는 새우젖골목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현재도 시민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예산을 들여 1970년대 거리를 재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인천 쪽방촌도 사업자를 선정해 일부 정착할 수 있도록 하고 일부는 임대를 줄 수 있도록 하는 등 동인천역사 주변도 대대적인 정비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내항 재개발 구상 끝났다, 마스터플랜 작성중

인천내항 재개발은 중구의 가장 큰 현안이다.

연말 보궐선거 직후 김 구청장은 내항 재개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제시했다.

8부두를 우선 개방해 친수·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원도심 재개발과 연계한 발전방향을 정립하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지난 3월 구의회와 공무원, 시민단체 등 40여명과 함께 부산항·마산항을 비교견학했고 송영길 시장과의 한마음대화 때 8부두에 대한 개방을 건의하고 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어 관련 대책회의를 시와 인천항만공사 등과 대책회의 및 간담회를 갖고 지난 4월에는 8부두 우선개방 관련 해양수산부 주관 회의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중구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바로 인천내항이다. 내항은 과거에 어마어마한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했지만 그 기간 공해와 소음, 벌크화물 등으로 인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며 "항만주변이 그 피해를 받았고 여전히 1970년대를 연상케 할 정도로 낙후된 것도 사실이다. 사실 항만업계도 더 발전할 수 있었는데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됐다"고 밝혔다.

그래서 내년 4월까지 해수부 주관으로 진행중인 인천항 수변공간 활용방안 수립 연구용역에 중구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마스터플랜을 작성중이다.

중구의 마스터플랜에는 현안인 1·8부두에 대해 꼭 필요한 시설을 제외하고는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관광거점이 되도록 하는 방안에 1·8부두에 이어 재개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항 전체에 대한 계획을 담고 있다.

계획 일부는 당면 과제에 맞게 해수부에 전달됐다.

공사중인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은 크루즈선 전용으로, 인천내항은 중국간 카페리 중심으로 해서 중국을 오가는 국제카페리가 적어도 20여개 노선이 증설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김 구청장은 "신포동에서 1부두까지, 그리고 6~8부두는 여수엑스포의 개념을 도입한 관광컨셉으로 잡았고 궁극적으로 인천내항 전면 재개발에 대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항과 월미도, 연안부두쪽을 연계한 관광벨트화하고 중국 관광객을 대비한 국제카페리 노선도 내항에 유치해 관광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종·용유 경제자유구역에서 벗어나고 싶다

영종·용유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지도 벌써 10년째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이후 영종·용유지역의 개발현황에 대해 김 구청장은 매우 비판적이다.

경제자유구역을 해제하자는 얘기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관리하고 투자유치를 하고 있는데 경제청에서 혜택본 것이 없다. 경제자유구역 이름을 붙여놓고 송도만 도움됐지 다른 지역은 도움된게 아니다. 빨리 경제자유구역을 해제해서 구가 주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중구가 인·허가를 내주고 하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지역에 희망도 보인다. 경제자유구역이라는 명분하에 이원화돼 있다보니 소통이 안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을 해제돼야 한다. 10년동안 실적이 아무것도 없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가 관심을 갖고 정책적으로 하도록 해야 한다. 시와 경제청이 주관해서 하는 외자유치 등은 신빙성이 없고 규제로 묶여 있어 주민 피해만 양산하고 있다. 특히 용유는 국가나 시가 필요한 지역에 대해서만 수용해서 자원으로 쓰고 나머지는 개인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종 역시 국가차원에서 개발하고 나머지는 구가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조적·행정적으로 잘못된 부분을 해제시켜 달라는 직설적인 표현이었다.



◇공항·항만이 위치한 전국 유일의 기초단체장인데 …

인천국제공항 주변에는 사설 면세점이 위치해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상품이 아니라 공항 환승객이나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외국계 고가 상품만 취급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 구청장은 최근 공항 주변에 국내 기업 상품을 취급하는 전시 및 상담·계약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를 건립하려다 좌절한 경험이 있다.

영종도 미개발지를 활용해 10만평 정도의 우리나라 유명 상품과 중소기업 아이디어 상품을 전시하고 상담할 수 있는 비즈니스센터 건립계획안을 갖고 경제청과 인천도시공사 등을 차례로 찾았지만 감면혜택이 있는 외국계 기업이 아니면 평당 350만원에 이르는 부지대금이 문제가 됐다.

참고로 외투기업은 평당 120만원에 분양한다.

그는 "경제청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계약직이다 보니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 줄까 보다는 규정대로만 처리하려는 경향이 크다. 공항과 항만을 끼고 있어도 중구가 할 수 있는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국가나 시, 중구가 할 수 있는 명확히 분류해줘야 발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역사와 문화, 공항과 항만이 공존하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있는 도시다. 반면 이로 인한 규제도 많은 지역이다"라며 "중구에 보다 많은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시고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주관철 기자 jkc@seoul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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