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 끝청에서 맞이한 아침김용환별빛을 헤치며 오른 한계령 갈림길에서대간 서북능선으로 이어 내달아 닿은 끝청,희긋하게 아른대는 바위에 걸터앉아 잠시가쁜 숨을 고른다 오던 길 넓게 트여가는 눈동자는 동해나지막이 붉은 네온빛으로 점차 물드는수평선 위에 멎고는, 파란 브라인드처럼겹겹이 젖혀지는 틈새로 펴내는 영롱한빛에 빨려든다 화살처럼 꽂히는 아침 햇살에 뽀얀 안개비집고 나온 산머리들이 곱게 단장하자온갖 수목들이 손을 마주잡은 능선으로하늘의 평화가 스륵스륵 내려온다 평온한 설악이 그려내는 진귀한 풍치에오감이 호사롭다 고산준령의 여유로움과천
(조경렬 기자) 산에 오르는 것을 늘 두려움으로 시작하곤 한다. 거대한 자연에 비하면 인간은 얼마나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미물인가. 대자연의 한 부분인 산은 늘 그 자리에 서 있다. 그러나 늘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보이는 게 산이 아닌가. 이번 설악산 산행 길에서 한계령쪽 서북능선을 오르는 내내 짙은 운무로 애를 먹었다. 거기에다 태풍처럼 몰아치는 거센 바람이 눈을 뜨기 힘들게 했다. 이 자연의 조화를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인간의 미약하고 작은 힘이 자연의 웅대한 위력에 어찌 견주겠는가. 누가 거부 할 수 있겠는가. 다만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