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풀떠들썩팔랑나비김 명 숙 산은 폭염에 드러누웠다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낮잠에 빠진 산난데없이 나타나 혼곤한 잠을 깨우는수풀떠들썩팔랑나비팔랑팔랑 날개를 칠 때마다숲이 들썩들썩오지그릇 깨지듯 깨지는 고요수풀떠들썩팔랑나비이름 하나로 숲을 들었다 놨다 한다저 여리고 가냘픈 몸어디에서 엄청난 힘이 나올까수풀떠들썩팔랑나비 한번 팔랑산을 확 잡아당긴다
도시의 창채인숙빽빽이 들어찬 아파트가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문화시설이 고도화 되는고층아파트가 점점도시 중간을 점령하고창문에 별을 띄우며달빛은 제 나름대로 주기를 돌며창문과 줄넘기를 한다불빛이 소등 되면나의 시간은 흘러넘치고나이가 들면서잠을 줄이라 시간을 아까워해라나는 밤마다 달고기를 베어 뜯고 있다
꽃잎 그리움 꽃다이 지던그 이른 아침아름다워 더욱 슬픈석별의 세상사마져덧없는 녹음 되어목숨 다 하고, 발등에 쏟아부운 태양의 넋으로써살다 간 흔적 아프기만 해서나그네 모아쥔 손아귀계절 속 스민 부활의 날갯죽지저리게 자라난다 청사슴 고운 선혈반짝이는 눈 뜨고 세상 보다가착하디 착한 부끄럼으로갈잎 노래 부르던목이 긴 소녀여! 뇌살적인 나뭇가지에서검붉은 휘파람 소리빗줄기 타고 흘러내리거든작은 손 움켜 쥔 꽃잎 놓아 보내주되아침이거늘눈물 거두라,속으로만 울으라 시의 창올 해의 절반인 6월, 호국보훈의 달이 시작되자마자 며칠이라는 날짜가 쏜
곰배령은 지금지산 조우현석산의 허리를 휘감은운무 아래 곰배령 설피 마을풍광에 취해 토해내는탄성은 메아리가 되어자연 속 새들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화음은 적막강산을 깨우는구려뭉개진 까만 밤이면 손을 들어하늘을 어루만지니별이 손에 닿는구나!별 한 송이 따다 그대 가슴속깊은 호수에 담아 드리리다내린천을 향해 흐르는물줄기는 곰배령의 젖줄이던가여름이면 반딧불 추억 마음에 가득 담고겨울이면 설피에 몸을 얹어하얀 세상의 여유로움 뿐이로다.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있던 그 자리에 그냥 넉장거리로 누워변함없는 꿈만 꾸어댔구나세월 마르고 계절 시듦 일절 모르는 척, 여유롭게도참 여유롭게도- 다시 찾은 바다여유로운 작태에괜히 나만 민망해서 입맛 다시고섰다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있던 그 자리에 그저 철푸덕 주저앉아변함없는 울음만 울어옜구나깊은 속내 한번도 비추지 않고, 허허롭게도참 허허롭게도- 다시 찾은 바다허허로운 모양새문득 나만 머쓱하니 발길 멈추었다 나 없는 새에도 바다, 그 놈은있던 그 자리에 하냥 붙박이로 머물러변함없는
길 따라 먼저,그곳에 길 하나가 있다길이라 부르기엔 시답쟎게 조봇한 길 차라리피로쌓인 눈알 흰자위에 실핏줄로 보이는 길 ....이지만홀연한 망각 결코 되돌 수 없어 명확한 단절로 느껴지는 이유였던그 길,별빛도 없이 어두워져가는 검은 하늘통째로 가슴 향해 달려들면 길은오래 다닌 산책코스처럼 평안한 꿈 익어그녀의 발그레한 미소속으로 묻혀간다 우리가,길따라 어디론가 가는 건 그곳에 꼭가야하기 때문 아니라이곳에 더이상 머물지 못하기 때문 시의 창‘인생은 나그네 길’이라고 어느 가수가 외쳤다. ‘인생은 마라톤과 비슷하다’고 또 어느 학자는
나무늘보문경자느리면 어때굼벵이라 해도 좋아굴러 가는 재주가 있거든나무는 나무늘보야느리게 느리게푸르름 가꾸는 걸 보면 알지빠르다고 다 좋은 거 아니야빠르게 살다가급하게 갔지세상에 느리고 게을러도성공한 사람들 많아돌다리 두들겨 보고한 발자국 건너가다 보면흘러가는 물 느리게 보여도바다에 이르면 자기만의 수평을 지키며하늘에 느림의 미학을 빨갛게 물들이지
어버이 날범촌 박동오언제나오늘이면 참 좋겠다망백의내 나이를 잊어버리고그 때그 어린이가 되어우리 어버이모시는그 마음 기뻐서란다내가잘났어도 못났어도까람부려도고집부려도다 받어 키워주신어버이모시는 기쁨이기에 좋다시달림속에걸었던 길고개를 어느새 넘었던가새아침 동터 온 기분이란다이제는 금쪽내 새끼들이어버이 날이라나를 챙기네잘해준 것도 없는데지극히 나를 챙기네때 가림 없이나를 챙기네
그깟 사랑, 그깟 이별, 난 아무렇지도 않아? 하나의,나 하나의 눈 있어서눈 감아도 눈에 사람 보이고감은 그 눈에 사랑 보이고눈에 사람의 사랑만 보여져한껏 행복이라 믿은 어떤 한 철 늘 푸르더니 시절 지나,눈에 물처럼 사람 흐르는 때눈에 안개처럼 사랑 흩어지는 때눈에 물안개처럼 그렇게 사람의 사랑 스러지는 때에는 내 눈에 눈물 흘러나 감은 눈에 눈물이 흘러사람의 이별이라는 제목은 그토록 서러워라하염없이 그침없이 속절도 없이그저 눈물만 흘러, 철철그냥 눈물만 흘러, 철철 하나의, 나하나의 눈 있어서줄줄 눈물은 흐르겠지만 그깟....난
귀양살이정남진탯줄이 꼬부랑길곧은길 낯설더라바지런 떨어 보아도내 쉴자리 없더라잿빛의 공간에서좁게만 살았더니옹색한 새가슴 되어숨쉬기도 어렵네시골로 귀양하여울없이 살아보니묵정밭 내것이드라개똥배미 어떠랴가난이 별거드냐매나니 끼니라도한줄금 보리곱삶이눈칫밥만 하리오 -약력제 2회 타고르 문학상 최우수상 수상제 1회 디카시 공모전 우수상 수상윤동주탄생 105주년 기념공모전 최우수상 수상한국 문인협회 고창지부 회원문학시선 작가회 공동 리더현 영선중학교 재직 중
그 때 정녕 세상이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것인가?그 때, 휘그르 굽이쳐흐르는 달빛달빛 아래였다 석고로 빚은 조각마냥 우두커니 서있더니....어찌나 고요로운지달빛 떨어지는 소리 들려났다 그렇게 밤 무르익었고눈길, 달에 머금어졌다 그 때,도사리되어지는 달빛글썽이는 기억이었다 내가 압도당한 것에 대한.... 나를 사로잡은 것과나를 놓아주지 않은 것에 대한새삼스런 의혹 달빛에 섞였다 그러더니 달빛 어느 틈엔가별빛으로 감추어졌다달무리 보다 진득한 별의 무늬신앙처럼 질질 배어나왔다 내 넋두리는대꾸하는 말버슴새 당차게 울려나구성진 여름바람에도묻
사랑손정식지금 정지된 시간보이는 것과보이지 않는 것물질과 비물질외계와 내계속무한 공간변화속 실체란진동과 파동원시반본의 바퀴는인식의 한계지금도 빅뱅의 순간끝없는 팽창속온갖 사유조차허공속 그림자지금 여기 항상텅빈 눈부신 하얀 빛자등명은 자각당신의 사랑속에모든 집착이윤슬임을 알았네기억도 희망도변화의 그림자속실체는 당신의 사랑 약력1954.7.31생전남 순천한국방송통신대 농학사.압연.금속재료 기능장문학시선 공동리더 시부문최우수상윤동주문학상타고르문학상디카시문학상 수상순천 고진당화방 운영
그믐밤 까다롭게 느껴질 만큼완전 비어있는 그믐밤 공허,누워 가만히 올려다보니 이만오천년 걸려 당도한다는별빛 의미 일깨워주며가까운 별, 먼 별, 큰 별, 작은 별,모두 다른 공간 깊이 갖고방글방글 소용돌이치듯 번쩍거리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할 지알 수 없는 방황젖은 실타래처럼 가슴에 엉켜들고마주쳐야 할 평범한 삶의 무게두렵기만 하지만 눈감으면 자라나 내 눈 안에 기생하는검은 흡반 존재너는 모르리,서글픈 봉변인 양 다가온 저 어두운 정체 밤새들 소리 가슴 쩡쩡 쪼아도묵묵히 모멸 겪으면서,세월 아주 흘러이미 시효 지난 이야기 나누면서
꿈풀이 철새는 위에서 날고 그림자는 밑에서 날아눈앞 사뭇 어수선한데계절 길목 시샘으로잡풀만 기승스레 우거지고 깊고 오목진 뜨락 번갈아발밤발밤 거니나니꿈속의 나는 지금 첩첩산중 메아리 꼴 먹먹해진 마음으로빛바랜 다짐들 꺼내 바리바리 줄엮다가운신할 수 없는 지경되면 허공 바라보며기신기신 돌아나오던 추억의 낙서장 못나게, 지지리도 못나게그냥저냥 물에 뜨는 물마냥비척여 살아온 삶한바탕씩 파란 일어속 달쳐 못견딜 지경 되면창문 맑은 날 하루 찍어서 수심 들어앉아 바스락거리는 연인종국에는 찾아내어 손목 틀어쥐고는짐짓 골난 사람처럼툽상스럽게 끌
탐매 (探梅) 누가 일렀던가, 난잎에 또르르이슬방울 구르는 소리 들리어나는첩첩깊은 산마루괴괴한 절집 돌담 고즈녁한 햇살목에아련한 향 품고겁먹은 산토끼 빨간 눈망울 속은둔으로 피어나는 고적한 매화라야만진정한 봄매화라 불리울 수 있다지 언제 적, 바람 자는 깊은 심연에살며시 심어놓은 매화목 물 올라선혈빛 몽오리 움 터 숨겨진 거기 정녕 봄의 이름으로 네 얼굴 피어나하냥 자리하느니내 목숨 네게 주고픈내 안에 너 있음에영원도 찰나(刹那)로 여겨지어이 밤 이리도 가슴 뛰누나 -시의 창 봄의 하루는 제법 길다. 하마 낮이 이만큼 길어졌구나 싶
추억, 겨울 가슴에 따뜻한추억 한 자락도 없이 나야 하는겨울이라면 너무 추워,바람인듯 다가왔다구름처럼 흩어진 사랑의 여울잔잔한 파문으로 가슴살 헤집다가찬 바람에 얼어붙는눈물자욱 위에 흥건히 고이어도겨울 그렇게 가고,나의 추억은 우울하게 숨쉬며세상을 다- 덮는데 시의 창 사계절 중에서 유독 겨울만이 야릇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마치 서너달 동안의 시간을 모아서 다른 어느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게 꽁꽁 싸매서는 어딘가에 푹 담가놓았다가 실컷 고생을 하고나면 포상으로 봄이라는 계절을 꺼내주는 것 같은 기분이다.그래서 겨울이 가고 봄이 올 때
같은 시공(時空) 다른 시점(時點), 속절없이 몇 남지 않은 새벽별무리속절없이 풀풀눈가루처럼 떨어지는 가운데칠흑으로 어둔 숲 위어느새 모습 드러낸 달빛만이무심히도 아스라이 차구나 입술 즈려물고 숨 죽인 바람이구름 몰아와 달 가리기는항차 예전에 글렀거늘,괴괴한 적막 사이에삿된 목소리로 별안간 달려들어거뭇한 어둠의 고즈넉 깨뜨리겠다고? 그런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니,눈물 한 방울 물컹눈꼬리에서 흘러내릴 제연리지로 이 땅에 태어난 애환울멍줄멍한 속내로 감추고앙앙불락 창자만 끓일 따름이노니 출렁이는 강물은밤이든 낮이든 상관없이어차피 물
겨울 그리고 동면 튼실한 묏바위에 부리를 박고모로 치솟는 내 겨울엔 소리가 있지 짧은 해 땅거미에 박쥐인 듯 뻗은 저것,날개인가 발톱인가혼돈의 미련 속에 어쩌지 못한 채아주 조금 남아버린노을 조각 빛살 비늘에 마즈막 소망 걸고 모진 삭풍 달려내려 바람질 요란한데모처럼 곱게 화장칠한하늘이 바람맞는 소리,하늘이 소박맞는 소리, 아- 아-겨울아, 동면의 내 겨울아네가 가고 나만 남겨져 덩그라니시린 세월 몸으로 맞을라면옹골차니 깊디 깊은 설움의 밤자락패여진 주름 위로소리 죽여 덮일텐데 그래,회오리의 편린들 꽃가루로 날려주면매화 설목 가지마
고백, 정초 아침 나는 어딘가로 숨어버리고, 감쪽같이 선홍빛깔 어린 양의 피 제물삼아속량의 언약으로화들짝 열리어진 이 날 몸뚱이로 반죽 빚어모퉁이돌 삼고날 세워 터 쌓은 하늘,하늘 울려나는 박수소리에서가슴으로 기울여 듣는선혈이 익다 맺히는 피의 방울마다시대의 아픔걸지게 손가락질하느니, 눈알 치껴뜨고도 침침한반푼 청맹과니 주제실컷 가슴에 못질을 하고오히려 누군가 업수이여기던 교만한 방울 피로 흐르고 누추하니 거적 뒤집어써흉물스런 허접쓰레기속내 비밀히 감추어놓고되레 반짝이는 결과 바래던 망상두 방울 피로 흐르고 늘상 그 타령 허겁지겁목
겨울비의 사연 때아닌 겨울비 추적이는 날변덕스런 사람 사이의 연분관조해보이다가 언뜻사람 사는 세상 적시는 비, 나 그 비 되다 아마도 이별하는 자의 아픔대개 저러하리라,이런 질척한 날이라니....빗방울에 빗방울 포개지고예측 불가능한 어딘가에서비가 줄기 만들어 쏟아지는데 아마도 이별하는 자의 슬픔대충 저러하리라,이런 질퍽한 날이라니....누가 알리요, 저 비 어디서 온 겐지, 대관절어디로 가는 겐지, 뉘라서 알리요 수천개의 추억 떨어져내리면뇌우 앞에 벌거벗고 서서 하냥미친듯 젖어가는,기억이 젖어가고자신이 젖어가고눈물 속으로 눈물이 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