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김성대지금까지빠른 걸음으로달려왔던 삶이었다면이제부터는 느릿느릿오솔길 같은 긴 통로를천천히 걸어가야겠다 세월이 머물러오염汚染되지 않고하염없이 흘러가는뭉게구름처럼나도 너도 뒤따라가며숨겨졌던 뻑뻑했던 마음술렁술렁 떠나가는애잔함도 차츰차츰어느새 여유로움에무디어져 가고 있더라 시커멓게 짊어진하늘을 보며 애원哀願하듯연신 창문을 향해방안에서 거실을 오가며쏟아지는 장맛비 때문에메마른 대지에 새로운생명을 불어넣고 있어얼마나 기쁜 일인가 발만 동동거리다마음을 가다듬고인생은 늘 그랬듯이힘들어도 한 발씩밟고 지나가듯맑은 날도 있고 떫음도사탕같이 달
비 꿈검은 안개 물기 듬뿍 머금고선빗발 넌지시 감추고 있는 어스름녘이지, 아마 질척이는 토담길 헤집고햇발 찾으러 떠나는 성긴 가죽신,징그러운 발자욱 그리고 그림자 괜시리 팔뚝엔 소름이 돋고죄짓고 숨어든 놈 가슴패기인듯염통은 어찌 방망이질로 심히 요동치는가?이 비 그치고 나면 엄청스레 선선해지겠지 알록달록 정성들인 치장에찌렁한 울림 소리로 굿판 준비하고 선,점례할머닌 불과 일곱살 어린 나이에신이 내렸다고 하더라 추적 추적 모듬비가 처녀귀신 머리털마냥질기게 이어지던 초저녁나절 이랬던가? 해서 그런진 몰라도비만 내리면 신명 올리는늙은 무
난초윤덕진너의 향기은은하고 고귀하다 영롱한 눈빛오뚝한 코고운 입술둥그스름한 어깨미끈한 허리하늘하늘한 치맛자락누가 봐도 고운자태수줍은 너의 모습청초한 여인 같다 너에게 물은물고기보다 더한 생명수주전자 물세례에누웠던 잎 일어나아침 햇살 보고 방끗 웃는다 윤덕진 약력• 시인,수필가,화가▪ 아호 도림(道林)▪ 청계문학 시(2012년), 수필 등단청계문학상 시부문 본상 수상매월당문학상 시부문 금상 수상송강문학상 시부문 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회원▪ 시집 『 내 고향 양평』출판 2014
병동 병동마당 내려앉아있던 산꿩겨드랑이 차며 푸드덕 날아오르자조용히 고여있는풀내음 뭉클 피어나다 구름 한 점없이 맑은 일출 하늘 가높이 떠 희미한 낮달, 싱그럽게 아침 햇살은병동속 울연히 비쳐지는데밤 졌건만 안즉도처량히 남아있는 밤새 소리 청좋은 그 목소리쌍그렇게 이슬찬 허공으로병동문 부술 듯 흩어지면바람타고 날아가는 하이얀 낮달넘실넘실 춤추고 이미 결딴난 밤 그림자 군락낮달속 엉킨아침 햇살 뚫으며 소리는, 병동창 너머로 떨어져가다 시의 창기억 속 어딘가에 필경 커다란 아픔으로 숨겨져 있는 과거 어느 시절, 짧지 않은 수년 동안 영
단풍잎윤덕진노랑 저고리 처녀붉은 치마 차려입고다소곳이 앉아서나를 부른다 차 한 잔 드세요?이게 웬 떡인가!주저앉아 보려는데…산새가 하는 말집 두고여기서 뭘 하세요.아니,집이 있었나? 윤덕진 약력• 시인,수필가,화가▪ 아호 도림(道林)▪ 청계문학 시(2012년),수필 등단청계문학상 시부문 본상 수상매월당문학상 시부문 금상 수상송강문학상 시부문 본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회원▪ 시집 『 내 고향 양평』출판 2014
무럭무럭 순종과 섬김의 새론 명제로지경 터 넓혀보려 나가슴에 손 얹다가겨자씨만한 소망 품게 되었네 이제 물 주고 볕바람 솎아 정성껏 가꾸어세월 보내리니, 세월 닮은 세월 퍽 많이 가면세월이 지나고, 세월 흐르며세월은 자꾸 쌓일텐데 그 세월 만큼, 세월 보낸 만큼보낸 세월처럼 겨자씨 자라나, 무럭무럭 자라나크디큰 겨자나무 되어져서는,뿌리 더 튼실해지고가지 더욱 무성해지고잎새 더더욱 풍성해지고 그리 되어져서는, 새들 깃들어 거기 나래 접고쉬게 될 수 있으려나? 열매 영글어 누구라도 기꺼이배불릴 수 있으려나? 새벽마다,신새벽마다 싹트는
오뚜기처럼 김성대 어둠이 내리면오늘 하루도메마른 가슴에생명수 같이 아름답게익어가는 노을이겹겹이 다가와서꼭 감싸 안긴다 햇볕을 피하여인생의 정류장에서잠깐 쉬어가며오랫동안 고뇌苦惱하며튼튼한 주춧돌하나하나를 놓기 위해많은 시간을할애割愛했던 날들회상回想하다 늘어나는주름살을 보며 지내고 있다 어느덧인생의 뒤안길에서떠들썩하던 친구들이하나씩 어디로 갔는지눈에서 보이지 않더라 우리는 힘든 시기時期통한痛恨의 보릿고개겨우겨우 넘어서우울함도 겪었지만당당堂堂]하게 뚜벅뚜벅오뚜기처럼 이겨가며여기까지 살아왔단다
無 1.밤이 가면 아침이 와, 영락없이길고 험난한 밤을 견디었으매상으로아침을 볼 수 있게 해주겠노라는하늘 속삭임 들어는 봤나? 그 하늘 향해 혼잣말을 해 봐,- 나 혹시 살며 외로운 거니? 그 때는 그랬지그 때는, 정말 그 때는 그럴 수 밖에 없었지,세상 온통 짙은 어둠으로 채색될 때마음은 순백처럼 맑아져얼룩덜룩 어리는 그늘에조차속삭임 만들어내던 아침, 그 때는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놓아두며세월 흐름에 맡겨두는 게삶이니까, 인생이니까,사랑의 산과 이별의 숲속을 거닐며살아온 남자의 한 평생 2.어차피 세상은한 올 꿈속에 소망 담은 자
5월의등불김성대상처나 찢어지는 가슴 부여잡고꺼져가는 민주주의의 운명앞에하나밖에 없는 목숨을장렬壯烈이산화散華하신오월의 영령 앞에 감사함을머리를 숙여 조아립니다구구절절이 못다 핀 삶임의 충혼(忠魂)은민족 저마다의 마음 밭에겨레의 꽃으로피어나고 있습니다.독재로 국운國運쇠잔해진조국을 위해한 몸 밀알이 되시어조국의 여명黎明을 밝히신호국 영령이시여임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민족 번영의 꽃을 피워 갑니다.노심초사勞心焦思충혼忠魂왜 왜 눈을 감지 못하시나이까피땀으로 되찾은5.18 민주화운동은자손만대에 길이 빛날거룩한 겨레의 등불입니다나라의 주권을
(서울일보/김춘식 기자) 농촌의 서정과 애환을 노래해온 손남태 시인이 신작 시집 『끊임없이 사랑하라 마음의 별이 지기 전에』를 펴내 서점가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모두 5부로 구성된 이 시집의 가장 큰 특징은 시 전편에 인간·자연·고향 사랑이 오롯이 배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남다른 감성으로 마주한 사물들을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게 음미하고 있다.자신과 관계된 주변 모든 것에 섬세하게 관심을 쏟아온 시인의 마음가짐은 수줍게 부려놓은 아주 짧은 ‘시인의 말’에서도 잘 드러난다.밤하늘에 무언가가 빛을 내고 있을 때 나는 그것이 무엇인
망초꽃 길손 죄다 떠나가고마즈막 부여잡던 인연조차 흩어져 간 노을,남겨진 자의 외롬적막한 누리 가득 채우다본시 혼자였던 건 아닐까? 홀로 걸어 더욱 서럽던 고즈녁한 산길에태초부터 역시 홀로 피어나만을 기다리던망초꽃,잎...바람 불어예고- 고통의 순간들도 기쁨으로 바꾸어놓는가녀린 얼굴에 바람인듯 입술대고가슴으로 울던 고독의 노래 듣는다 노을이 더 깊어지면떠오를 그믐달이목잠긴 통곡의 메아리 채비하고,홀로 걸어온 이 길 따라다시금 홀로 걸어 떠나는길손,산... 시의 창예전 어느 세미나에서 한 수강생이 질문을 했다. “선생님은 시를 짧게는
친구의 무덤 가에는 비탈길 언덕 위에행렬하는 음영 숲 속으로 밤이고요 고요 깃들던추운 겨울 날 친구 떠났드니라,여기 줄 서 있는무덤의 그늘가로 원래가 서러운 인생길 모듬이어서친구가 가던 그 날은 소쩍새접동새같이 와서 울었소 어언간 뒷 뜰에 봄이 오고친구의 무덤가에는할미꽃도 피었건만, 아 - 그는 언제 다시 피어돌아 오려나 보고파 먼 하늘 바라보는우리네 곁으로 너무도 짧은 죽엄이기에산초알로 익은 그의 눈동자는 가슴에 서러운나의 슬픔을헤집어 목메어 주나니 - 시의 창 필자의 제 1시집(그대와 같이 부르는 이 사랑의 노래 있는 한)에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