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김성대쌀쌀한 바람에응어리졌던 그리움가슴 깊숙이 간작한태산泰山 같았던 사랑내 가는 길을 막는다면기어이 뚫고 가리라 끝나지 않은인연因緣이라면 어떻게든지간절懇切한 온정溫情을 주어살리려 노력努力하되끝나버린 인연이라면겨자씨 같은 미련未練이라도마음에 두지 마라 서로 노력努力 없는잊힌 인연이라면이 세상에는신의 한 수 정석定石 같은인생은 없다 잠들기 전에늘 생각나는 사람깊이 사랑할 수 없는 슬픔에긴 한숨을 쉬다가 창밖을 보니주적주적 겨울비 구슬퍼눈물 되어 서성이다깃들지 못한 마음밭을눅눅하게 삭히고 있다
어쩌나 인생아海岸 황 하 택 시인, 문학박사인간이란 진지하면서경의로운 삶을 산다착각에 고장난 시계처럼 봄이라서 꽃다운 유년이 있고여름이라서 푸르른 청춘이 있고가을이라서 인생의 풍요로움이 있다겨울이라서 앙상한 가지 매달린 인생아 계절을 한폭 그림으로 벽에 걸어놓고제 몸만 다둑거린 인생아거대한 우주에 육체는 없어도거대한 우주에 정신은 영원하다 이렇거니 영적 문학이란사람에게 희망을 주지 않으면더 존재할 가치가 없다 문학을 알면 사람이 보인다고인생아! 만물의 영장이여어여 지금도 늦지는 않았느니라
애인愛人김성대더디 오는봄을 시샘하듯반짝이며 눈이 오고영하零下의 추위가기승氣勝을 부리네 살면서 쌓았던 욕심欲心심혈心血을 다해서허무虛無는데 많은 시간을허비虛費하는 우리 진심眞心보다는영혼靈魂을 잃어가면假面을 쓰고 앞세우는아귀다툼의 세상 사랑하는 사람은차가웠던 마음을아낌없이 보듬어따뜻하게 데워주는소중所重한 가치價値를일깨워주는 당신
나는, 나는, 나는 구름이야,뭉게뭉게 흐르다가 멈추어 어느 메마른 누리단비되어 하냥 뿌려질지는 누구도 몰라생명같이 소중한, 영원처럼 긴 잠을 깨워주는 구름으로다 나는 바람이야,살랑살랑 불어예다 머물러 어느 후미진 골짝누군가의 땀을 식혀줄지는 아무도 몰라살아가기 버거워, 켜켜이 쌓인 피곤 덜어주는 바람으로다 나는 햇살이야,아른아른 비추이며 따스히 어느 살 에이는 동토얼어붙은 대지 감싸줄지는 누구도 몰라 은애로운 손길로, 사랑의 빛 가득히 품어안는 햇살로다 나는 큰 파도야,넘실넘실 부서지다 살며시 어느 가없는 바다사랑스런 인어 손잡을지
그리운 사람김성대알록달록눈이 부시도록그리운 사람마냥 드넓은 바다 쫙 퍼진 모래밭잠시그리운 발자국을 남기며덧없이 가는 세월뒤늦은 후회가 발목을 잡는다 차곡차곡머리에 이고 있는 아픔허물어진 덫에 걸린고통스러운가벼운 짐이라도달래주던 쓰라림도 소용없더라 차곡차곡머리에 이고 있는 아픔허물어진 덫에 걸린고통스러운가벼운 짐이라도달래주던 쓰라림도 소용없더라 사무치게밤새 울었던한 톨의 그리움은한번에 충분하다 맨발로발가벗은 몸으로끊긴 사슬을 먹먹한가슴으로 부여잡고 떠나버린혼자만의 쓸쓸함이상처밖에 없는 고독은내 인생에 잠시 쉬었다 가자
빨간 동백꽃김성대 눈덩이를 무릅쓰고듬성듬성 피어나어울려 설레게 하는사랑하는 사람아 오늘 밤에그리움이 사무치다하니씩 무너져간다 정정한 대낮에참지 못하고비치는 햇살에참지 못하고약손 같은 작은 몸 숨기지 못하고하나씩 웃다가너도나도괴로워 참다가도그대로 뚝딱 떨어져 뭐가그리도 좋은지땅바닥에서도한참이나 웃고 있다
개흙 난 냄새나는 개흙,어쩜 나도 예전 언제인가한번 쯤은 든든한 기반암이었을 지도 몰라깊은 뿌리 터 박고천하를 내려다보며선사시대 역사 떠받치고 섰던- 무수한 풍상으로 세월이 가고견디기 차마 어려운 회오리 인심 속에소용돌이치는 변화의 급류 물살,잘게 잘게 부서져 갈기 갈기 찢긴 영육 가루져 더욱 빛스런 점토질 진흙은 아냐,기름지고 다듬어 찰진 찰흙은 더더욱 아냐,쓸리고 흘러 흘러 미래로 향한 길목풀 한 포기 키우지 못할버림받은 개흙 신세,석양마루 드러난 버덩에배 까고 누웠다 시의 창정초부터 이런 시를? 참으로 신세 처량하다. 이 시가
망각忘却김성대어제 있었던끝나지 않은 여운餘韻갈수록 짙어져피할 수 없는 마지막여행旅行이 기다리고 있더라 이 세상에서가장 무서운 것은소리 없이늙어가는 나이더라잠자고 있는 영혼靈魂숨이 가빴던 나날생각하다 보면 눈물이 난다 막막했던 오늘보다내일을 더 넉넉하게버릴 것이 없어두툼하게 쌓이면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지 가뭄 같은 세월하나씩 물들이고있을 때면지나간 어제를 잃어간다 아!늘보처럼쉬엄쉬엄 가는 걸음흘러가는 구름도노숙露宿하며 가끔 쉬어갈까 은밀隱密하게어디론가부는 바람처럼떠나고 싶은 곳으로가다 보면 언젠가는봄이 오고 있을 것이다
영산강변에서김성대영산강변 따라오고 가는 길에서수북하게 쌓인눈덩이 짐에 겨우 버티고덩그러니 서 있는 갈대 가끔 불어오는겨울바람에떠나가는 철새배웅하다가 쳐다보니놀란 고라니 한 마리훌쩍훌쩍강둑 너머로 뛰어간다 깜짝 놀라급브레이크를 밟아고라니도 놀랐고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래 앞으로편안便安한 꽃길만 가렴 오늘보다는내일이 더 좋을 거라생각하며툴툴거려도 참아가며남아있는365일 끝자락에지나간 흔적痕跡을하나하나 지우며기억記憶 통장通帳에 넣으리라
가는 세월에김성대짜릿하게셀 수 없이지나가는 세월 따라평생平生 가렸던 허물우리 곁을 떠나보내지못하는 게 있는가 허무虛無한 나날이또 지나가려 할 때갈림길에 서 있던 영혼靈魂]매일 걱정 없이가출 된 낭만浪漫이 있을까 뱉을 수 없는 순간인생의 진심眞心이 무너지는긴 밤 지새우다 보니아침이 되어 외로운 삶또 하루가 시작되네 마땅히 갈 곳도없어지고하던 일도 없어져흘러가는 황혼黃昏으로살아가면 되겠는가 무엇이든지기다리지 말고꼼지락 꼼지락거리면서틈이 없도록유쾌愉快 상쾌爽快 통쾌痛快하게천천히 익어가야 한다
겨울산 그리움 겨울바람 계곡을 돌아땅거미에 어깨겯고 슬금 어우러지면,겨울숲이 절벽을 타고바위아래 터잡아 슬몃 뿌리 내리면 겨울산 홀로이 남아사람 그리운 그리움에 소름 돋누나 태양빛 익히 보았기에 밤은 더욱 외롭고사랑맛 이미 알았기에 이별 이리 아프니 달 뜨면 덩달아 별들도 떠올라구름 흐를 땐 이내 숨죽이는 세상사상처마다 층층이 스민시린 기운에 밤은 못내 섧어라 마음속 사람을 지운다고그리움이 아주 지워지는 건 아닌데,그래서 그러는 건 아닌데 산은 어느덧 숲에 어울려겨울풍경이라는 이름 만들고별은 넌지시 어둠 손잡아겨울하늘이라는 보석 빚
모처럼김성대설레던 어제깊었던 밤벽에 시계를 연신 보며왜느릿느릿 가냐고자문자답하다또 단잠을 잔다트레킹을 모처럼 가는 날뒤척이다가새벽에 일어나창문을 자꾸 쳐다보며눈이 내리지 않기를 바랐다오늘은 너무나 좋은 날씨쌓였던 폭설 때문에차를 가져갈까 말까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나도 결심했어차를 가지고 약속 장소에 갔다먼 곳이었지만차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금방 도착했다한참 기다리니하나둘 모이기 시작해목적지로 향해 출발나무마다 눈 짐을한 아름 지고 있다푹푹 무릎까지 빠져도어린이처럼 즐거워멀어져 가는 겨울도매섭게 서성이던 마음에외로웠던 거친 찬바람
둘째 딸에게김성대산 너머로 불어오던따스한 바람이어느새찬바람으로 변해서 다가온다 화려했던 지난날은꿈을 꾸듯 지나가고빈 껍데기만대나무처럼 흔들리다꼿꼿하게그 자리에 버티고 있다 그래도따뜻하게 옷이라도입고 다니라고예쁜 둘째 딸이 모자가 달린두툼한 잠바를 사서 보냈다서울에서 혼자직장생활을 하면서도아버지에 대한 깊은 사랑이얼마나 대견한가? 매일부모로서 걱정이듣고 싶은 음악처럼어디선가 들려오면더욱 마음 한켠에밀물같이 존재하고 있다 찬 바람이 불고눈이 펑펑 내릴 때모자까지 눌러쓰고입고 다니니 아주 좋다 오늘따라더 보고 싶은 딸너무나 고맙다고또다시
겨울 바람 아주 조금,낡은 창살문 열었을 뿐인데서성이던 바람들 소스라쳐먼저 밀려들어 늘어선 병동 좁다란 울타리갇혀 지내던 바람들이- 참 이상도 하지이제사 말하지만여긴 여름이나 겨울이나 늘같은 바람들이 불고있었어 내가 알던언젠가의 그 바람들이야, 그건 황량하고 칙칙하고 앙상하던내 추억의 겨울강에서불어온 바람들, 기슭 넘어오지 싶게기세 좋이 넘실거리던 풍경이사람 부풀게 하는 바람에갈아부은 듯 흰색으로 덮이면이스트 뿌린 것 처럼 온통하얗게 변하는 추억.... 겨울숲도,겨울강도,겨울을 사는 사람의 가슴도,바람결 스멀스멀 부풀어올라달콤시큼한
커피를 시켜 놓고김성대우연히 골목인적人跡이 드문숲속 길 서늘한 공간에아담한 커피숍이 있었다 조금이라도더 보고 싶어 뜨거운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적막寂寞이 흘러도불러주는 이 없었지만 들려오는 음악아름다운 향기로외롭지 않게커피 속에서 살아왔던삶의 긴 숨소리 지나왔던 뒤안길변덕스러운 언저리에남겨졌던 서러움도괴로움도 슬픔도 함께 넣고휘~저어서 마시면 후련할까 가끔 다가오는기쁨도 웃음도 채워그동안 부족했던나의 짧은 생각네 묵언默言을 보태어새로운 내일을 기약期約해 본다
첫눈김성대속삭이듯 기다림은모두가 잠든 사이심금을 울리면서참지 못해흔적痕跡만 남기고떠나간 첫눈 깜박이다 잠든 사이오랜만에소복이 내려앉은 첫눈세상의 허물을 감추고서러움 없는 눈빛으로마냥 설렌다 구김 없이수울수울 풀리는청명淸明한 날씨처럼오늘 하루도가슴을 울리는소식이 없었으면 좋겠다
또다시김성대세상살이무엇이 아까워서버리지 못하고홀로 남은 낙엽 하나달랑달랑 빈 가지 붙잡고 겨우겨우 버티다때맞추어 부는쌀쌀한 가을바람에모든 꿈을 접고춤을 추다 떨어진다 늘높다란 푸른 하늘에자유롭게 설렘 안고살아왔던 세월그리움 녹아내리며 기억에서 점점 멀어져밀물처럼떠나갔던 순간마다인고忍苦의 시간을금방 잊고또다시 태어나는 희망으로 긴 하루를어떻게 지낼까 걱정하다가을을 타다가을을 타다홀로명정銘旌의 여백을겸손한 마음으로회자정리會者定離를 스스로 하고 있었다
누가 내 어머니의 아들인가? 때로는 엇대인 인연으로가없는 시절의 강,그 강에 순종의 세월 흐르는데 깨알같은 그리움으로 쓰여진당신의 육필일기를나는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요? 내 코에 불어주신 당신의 입김으로나 비로서 호흡을 하였고,내 피에 흘려주신 당신의 생명으로나 이윽고 심장이 뛰었고,내 입에 물려주신 당신의 젖꼭지로나 마침내 성장을 하였고, 그러면서 나 예 이르렀거늘 - 오늘 생일날당신의 왼 가슴에 달랑시든 꽃 한송이 달아드렸다 하여,오늘 생일날당신의 창자 속에 꾸역돼지국밥 곱배기 채워드렸다 하여,오늘 생일날당신의 속곳주머니에 쭈
자은도慈恩島에서,김성대샛별에 이슬이맺히는 순간나는 잠에서 깨어나광주장원산악회 트레킹(tracking)신안 자은도에 갔다 가슴이 활활 뛰면서12월의 추위를 달래며누그러뜨리고 있던 낙엽바람 따라 떠나가는 뒷모습 세차게 부는천사대교를 지나구리도 할미도의무한無限의 다리를단숨에 건너갔다 오면서 시린 마음 그냥 놔두고문득토닥거리며 설렜던 순간잊히는 꿈같은 기억들 오랜만에정들었던 친구너덜너덜 찢겨가슴에 새겨놓은 황혼黃昏 짧게 조각내어흔들리는 세상에흩뿌려 버리자그리고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고 싶다.
찬 바람이 불면김성대힘없이 젖어오는 오후툇마루에 앉아 있을 때세찬 바람이 불면또 한해가 꾸역꾸역힘없이 넘어가는구나 때론 흐르는강물이 되어갇혀있는 폭풍 속에구름이런가 했더니 허공이었다 잠깐먼 산을 바라보며지나간 날들만큼오늘 하루도 두 배 세배그 이상으로 남겨진 시간을마구 쓰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그렇게 하기에는너무나 먼 거리를소리소문없이 달려와 버렸다 내 사랑하는 가족도가까이 있던 친구도다 챙겨주지 못한 채잠들어 있을 시간도 아까워침묵하며 등불이 없는어두운 길을 여행하듯이걷고 또 걸어간다 때론 늦을세라달음박질하면서남아 있는 사람들에게